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늘의 시 “정념(情念)의 기(旗)”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3. 6. 29. 00:10

본문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6월29일 오늘의 시는 "김남조"의 “정념(情念)의 기(旗)” 입니다.

 

정념(情念)의 기(旗)

               김남조

내 마음은 한 폭의 기(旗)
보는 이 없는 시공(時空)에
없는 것 모양 걸려 왔더니라.

스스로의
혼란과 열기를 이기지 못해
눈 오는 네거리에 나서면,

눈길 위에
연기처럼 덮여오는 편안한 그늘이여,
마음의 기는
눈의 음악이나 듣고 있는가.

나에게 원(願)이 있다면
뉘우침 없는 일몰(日沒)이
고요히 꽃잎인 양 쌓여가는
그것이란다.

황제의 항서(降書)와도 같은 무거운 비애(悲哀)가
맑게 가라앉은
하얀 모랫벌 같은 마음씨의
벗은 없을까.

내 마음은
한 폭의 기(旗)

보는 이 없는 시공에서
때로 울고
때로 기도 드린다.

 

[ACRANX 아크랑스]

 

Jean Pierre Duport_ 21 Études for Solo Cello: No. 8 in D - Adagio cantabile

http://www.youtube.com/watch?v=K66jY9QRQNs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