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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우리말”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3. 12.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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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29일 오늘의 시는 "송수권"의 “우리말” 입니다.


우리말 

       송수권

감자와 고구마와 같은 낱말을
입안에서 요리조리 굴려보면
아, 구수한 흙 냄새
초가집 감나무 고추잠자리....
어쩌면 저마다의 모습에 꼭두 알맞는 이름들일까요.
나무, 나무 천천히 읽어보면 묵직하고 커다란 느낌
친구란 낱말은 어떨까요.
깜깜한 암굴 속에서 조금씩 밝아오는 얼굴
풀잎, 풀잎 하고 부르니까
내 몸에선 온통 풀 냄새가 납니다.
또 잠, 잠 하고 부르니까 정말 잠이 옵니다.

망아지 토끼 참새 까치 하고 부르니까
깡총거리며 잘도 뛰는 우리말
강아지 하고 부르니까
목을 흔들며 딸랑딸랑 방울소리가 나는 우리말
미루나무에서 까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까작,까작,까작, 문을 열고 내다봅니다.
닳고닳은 문 돌쩌귀 우리네 문 돌쩌귀


[ACRANX 아크랑스]

 

Mascagni_ Intermezzo from Opera Cavalleria Rusticana

http://www.youtube.com/watch?v=iDMVY0BIf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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