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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달팽이”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9.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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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5일 오늘의 시는 "정호승의 “달팽이” 입니다.


달팽이

           정호승

내 마음은 연약하나 껍질은 단단하다
내 껍질은 연약하나 마음은 단단하다
사람들이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듯이
달팽이도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

이제 막 기울기 시작하는 달은 차돌같이 차다
나의 길은 어느새 풀잎에 젖어 있다
손에 주전자를 들고 아침 이슬을 밟으며
내가 가야 할 길 앞에서 누가 오고 있다

죄 없는 소년이다
소년이 무심코 나를 밟고 간다
아마 아침 이슬인 줄 알았나 보다


[ACRANX 아크랑스]

 

Schubert_ String Quartet No. 14 in D Minor, D. 810 "Death and the Maiden" - II. Andante con moto

http://www.youtube.com/watch?v=1Gh_MH3mn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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