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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무”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1.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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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24일 오늘의 시는 "신경림"의 “나무” 입니다.


나무

     신경림

나무를 길러 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대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ACRANX 아크랑스]

 

Grieg_ Holberg Suite, Op. 40: IV. Air. Andante religioso

http://www.youtube.com/watch?v=N3dZsCHd8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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