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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꽃은 부드럽지 않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6. 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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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6월4일 오늘의 시는 "이수익"의 “꽃은 부드럽지 않다” 입니다.


꽃은 부드럽지 않다 

                       이수익

꽃은
네가 말하듯, 그렇게 아름다운 추상이
아니다.

꽃은 지금
절박한 실존으로
제 생의 위태로운 극단 위를
피고 있다.

꽃이란 꽃 저마다 다른 꽃을 딛고
우우우, 봉우리를 높이 일으켜 세우고 있는

치열한 경연장과도 같은,
꽃들의 광장으로 가서 보라.

층층이 만발한 그들은
저 하나 우뚝 피어나기 위해 옆옆의 꽃을
밀치고 누르거나
혹은 짓밟으며
불꽃 튀는 관능의 빛깔과 향기와 자태를
하늘 가운데 눈물겹게 드러내려 하고 있다.

아, 실은
꽃들은
저리도 제 피를 말리면서
시들고 있다.


[ACRANX 아크랑스]

 

Elgar_ Cello Concerto in E minor, Op. 85: I. Adagio; Moderato
http://www.youtube.com/watch?v=8V41D0Ucz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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