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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가끔은 기쁨”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3. 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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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3월3일 오늘의 시는 "김사이"의 “가끔은 기쁨” 입니다.


가끔은 기쁨

              김사이

검은 얼룩이 천장 귀퉁이에 무늬로 있는 것
곰팡이꽃이 옷장 안에서 활짝 피어 있는 것
갈라진 벽 틈새로 바람이 드나드는 것

더우나 추우나 습한 부엌에서 벌레랑 같이 밥 먹는 것
화장실 바닥에 거무스름한 이끼들이 익숙한 것
검푸른 이끼가 마음 밑바닥을 덮고 있는 것
드러나지 않고 손길 닿지 않는 곳에
끈적끈적함이 붉은 상처처럼 배어 있는 것
삶 한 켠이 기를 써도 마르지 않는 것

바람 한 점 없이 햇볕 짱짱한 날
지상의 햇살 모두 끌어모아
집 안을 홀라당 뒤집어 환기시킬 때면
기름기 쫘악 빠진 삶이
가끔은 부드러워지고 말랑말랑해져
고슬고슬해진 세간들에 고마워서
그마저도 고마워서 순간의 기쁨으로 삼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ACRANX 아크랑스]

 

Gounod_ Petite Symphonie in B flat for 9 Wind Instruments - 1. Adagio et Allegretto

http://www.youtube.com/watch?v=teppvRCh1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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