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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의 “희망의 거처”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0.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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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0월24일 오늘의 시는 "이정록"의 “희망의 거처” 입니다.


희망의 거처

                  이정록

옥수숫대는
땅바닥에서 서너 마디까지
뿌리를 내딛는다
땅에 닿지 못할 헛발일지라도
길게 발가락을 들이민다

허방으로 내딛는 저 곁뿌리처럼
마디마다 맨발의 근성을 키우는 것이다
목 울대까지 울컥울컥
부젓가락 같은 뿌리를 내미는 것이다.

옥수수밭 두둑의 
저 버드나무는, 또한
제 흠집에서 뿌리를 내려 제 흠집에 박는다.
상처의 지붕에서 상처의 주춧돌로
스스로 기둥을 세운다

생이란,
자신의 상처에서 자신의 버팀목을 
꺼내는 것이라고
버드나무와 옥수수
푸른 이파리들 눈을 맞춘다


[ACRANX 아크랑스]

 

Albinoni_ Concerto for violin in F major Opus IX-10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w9htzaQ21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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