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화귀(踏花歸)
한하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네
함박눈인 양 날리네 깔리네.
꽃 속에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
꽃이 달빛에 졸고
봄달이 꽃 속에 졸고
꿈결 같은데
별은 꽃과 더불어
아슬한 은하수 만리 꽃 사이로 흐르네.
꽃잎이 날려서
문둥이에 부닥치네
시악씨처럼 서럽지도 않게
가슴에 안기네.
꽃이 지네
꽃이 지네
뉘사랑의 이별인가
이 밤에 남몰래 떠나시는가.
꽃 지는 밤
꽃을 밟고
옛날을 다시 걸어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