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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7. 9.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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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ACRANX 아크랑스] 

Paula Cole_ Autumn Leaves

https://www.youtube.com/watch?v=SG6_QNbpS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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