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치지 않는다”는 옛 속담이 있다. 뒤집어 생각하면 평민 이하는 개헤엄을 쳤다는 뜻인데, 우리나라에 양반용 헤엄이 따로 있었을까? 옛날에는 평영을 개구리헤엄, 배영을 송장헤엄이라고 했다. 개, 개구리, 송장이 모두 좋은 뜻은 아니다. 양반이 수영을 필수로 배웠다는 기록도 없다. 한국인들에게는 개헤엄이 가장 초보적이고 일반적인 영법(泳法)이었다. 저 속담은 양반 행세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이었을 뿐이다. 네발짐승은 사전 훈련 없이 물에 빠져도 꽤 오랫동안 헤엄을 친다. 인간은 두 발로 걷는 대신 배우지 않고는 헤엄칠 수 없는 특별한 포유류가 되었다. 물에 빠졌을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인간은 두 종류로 나뉜다. 헤엄치는 인간과 못 치는 인간. 수영을 우리말로 ‘헤엄’이라고 하는 것..
사설 칼럼
2018. 7. 28.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