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누가 우는가”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3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누가 우는가” 입니다. 누가 우는가 나희덕 바람이 우는 건 아닐 것이다 이 폭우 속에서 미친 듯 우는 것은 바람은 아닐 것이다 번개가 창문을 때리는 순간 얼핏 드러났다가 끝내 완성되지 않는 얼굴, 이제 보니 한 뼘쯤 열려진 창 틈으로 누군가 필사적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다 울음소리는 그 틈에서 요동치고 있다 물줄기가 격랑에서 소리를 내듯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좁은 틈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창문을 닫으니 울음소리는 더 커진다 유리창에 들러붙은 빗방울들, 가로등 아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다 저 견딜 수 없는 울음은 빗방울의 것, 나뭇잎들의 것, 또는 나뭇잎을 잃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부딪치는 나뭇가지들의 ..
오늘의 시(詩)
2023. 9. 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