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기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고유한 개성은 부모, 고향, 생년월일시, 이름, 혈액형, 키, 몸무게, 얼굴 생김새와 체형, 출신 학교, 직업 등으로 구성되며, 이런 것들이 품성이나 취향, 가치관 등 보이지 않는 요소들과 결합하여 개인의 정체성을 이룬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을 남과 공유하지 않을 도리는 없다. 많건 적건 이름이 같은 사람, 생년월일시가 같은 사람, 혈액형이 같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먼 옛날부터 권력은 자기 통제하에 있는 사람들에게 낙인과 비슷한 고유 식별부호를 부착하려 들었지만, 아주 오랫동안 ‘어느 동네에 사는 몇 살 먹은 아무개’보다 더 정교한 부호를 만들지는 못했다. 게다가 인간의 이동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확장된 시대에는 이런 식별부호는 별 쓸모가 없었다. 사진 기술이 발명된 ..
사설 칼럼
2018. 5. 24. 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