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나희덕"의 “오분간”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17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오분간” 입니다. 오분간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기다리는 오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박이가 뛰어내려 안기는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젊어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버린 生,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떨어지는 꽃잎,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
오늘의 시(詩)
2022. 5. 17.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