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평양냉면, 춘천닭갈비, 충무김밥, 부산밀면, 언양불고기, 담양떡갈비… 오늘날 한국 음식의 다양성을 구성하는 향토음식들이다. 하지만 한국 음식문화의 유구한 역사에 비추어 보자면, 각 음식의 역사는 ‘일천(日淺)하다’는 말을 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짧다. 대다수 향토음식은 6·25전쟁 중이거나 직후, 심지어 1980년대 말에야 개발되었다. 앞에 지명을 붙이는 음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평양냉면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부터로 추정되는데, 냉면에 관한 기록은 조선 후기에야 처음 나온다. 17세기 사람 장유는 ‘자장냉면’(紫漿冷麵). 즉 ‘자주색 육수에 만 냉면’이라는 시를 남겼다. ‘자주색 장국 노을빛으로 비치니/ 옥가루 같은 눈꽃이 흩어지누나/ 입안에 젓가락을 넣으니 이에 향기..
사설 칼럼
2018. 5. 14.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