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걸음을 멈추고”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21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걸음을 멈추고” 입니다. 걸음을 멈추고 나희덕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년 후의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 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엇이든 쳐..
오늘의 시(詩)
2025. 5. 21.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