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도종환"의“결실”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월24일 오늘의 시는 "도종환"의 “결실” 입니다. 결실 도종환 결실이라는 말을 나는 함부로 쓰지 않는다 충만이라는 말의 무게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빛깔과 향기에 감사해하지만 그건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사람들은 내 몸의 터질 듯한 과육에 주목하지만 여기까지 함께 온 나뭇잎들을 나는 더 애틋하게 바라본다 내 몸 안쪽에도 내상의 흔적이 많지만 태풍에 찢긴 잎은 상처가 더 깊어졌고 나 대신 벌레에게 살을 내준 잎은 몸 한쪽이 허물어졌다 내게 물방울을 몰아주고 난 뒤 바싹 마른 잎과 깊은 멍이 든 잎 들이 여기까지 함께 왔다 그들 없이 나 혼자 왔다면 팔월의 칼끝 같은 시간을 넘지 못했으리라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내 몸을 붙잡아준 꼭지의 헌신이..
오늘의 시(詩)
2025. 1. 23.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