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을 할까
슬픔은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을 할까 김경주 물고기는 물을 흘러가게 하고 구름은 하늘을 흘러가게 하고 꽃은 바람을 흘러가게 한다 하지만 슬픔은 내 몸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그 일을 오래 슬퍼하다 보니 물고기는 침을 흘리며 구름으로 흘러가고 햇볕은 살이 부서져 바람에 기대어 떠다니고 꽃은 하늘이 자신을 버리게 내버려 두었다 슬픔이 내 몸에서 하는 일은 슬픔을 지나가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 자신을 지나가기 위해 슬픔은 내 몸을 잠시 빌려 산다 어린 물고기 몇 내 몸을 지나가고 구름과 하늘과 꽃이 몸을 지나갈 때마다 무언가 슬펐던 이유다 슬픔은 내 몸속에서 가장 많이 슬펐다 [ACRANX 아크랑스] Borodin_ Quartet No. 2 in D major for Strings, III. Notturno:..
오늘의 시(詩)
2018. 4. 1.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