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2월24일 오늘의 시는 "정호승"의 “사랑에게” 입니다.
사랑에게
정호승
나의 눈물에는 왜 독이 들어 있는가
봄이 오면 봄비가 고여 있고
겨울이 오면 눈 녹은 맑은 물이
가득 고여 있는 줄 알았더니
왜 나의 눈물에는 푸른 독이 들어 있는가
마음에 품는 것마다
다 독이 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사랑이여
나는 이제 나의 눈물에 독이 없기를 바란다
더 이상 나의 눈물이
당신의 눈물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
독극물이 든 검은 가방을 들고
가로등 불빛에 길게 그림자를 남기며
더이상 당신 집 앞을
서성거리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살아간다는 것은 독을 버리는 일
그동안 나도 모르게 쌓여만 가던 독을 버리는 일
버리고 나서 또 버리는 일
눈물을 흘리며
해독의 시간을 맞이하는 일
[ACRANX 아크랑스]
Vivaldi_ Concerto RV314 en sol majeur - Adagio
오늘의 시 "베르네르"의 “인생의 희망은” 입니다 (0) | 2023.02.26 |
---|---|
오늘의 시 "김재진"의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입니다 (0) | 2023.02.25 |
오늘의 시 "김승희"의 “'하물며'라는 말” 입니다 (0) | 2023.02.23 |
오늘의 시 "찰스 부코스키"의 “끝까지 가라” 입니다 (0) | 2023.02.22 |
오늘의 시 "박노해"의 “아이들의 진실” 입니다 (0) | 2023.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