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12일 오늘의 시는 "김형수"의 “져야 할 때는 질줄도 알아야 해” 입니다.
져야 할 때는 질줄도 알아야 해
김형수
때깔 고운 잎이라면
시샘할 일도 아니지만 미워할 일도 아니다
가을 가고 겨울 오면
흔적조차 없다지만 그것은 또 그것의 일
나무라면 그 나이테 안에
꽃이라면 그의 작은 씨앗들 안에
그가 땅 위에서 서툴게 누렸던
청춘을 남겼을 터
그가 사랑했던 님 앞에 닿아보기 위해
그 많은 날 애써 부대꼈던
햇살을, 비바람을
제 몸 어딘가에 감춰두고 있을 터
나는 왜 자꾸만 예민하게 구는가
져야 할 땐 아낌없이 질 줄도 알아야 해
벌레 먹은 대로
바람구멍이 난 대로
고집스레 매달려 어쩌자는가
이파리 한 잎 제 여름을 다 살고
이제 가을 되어 아낌없이 져야 할 때
나 혼자 지지 못하고
늦도록 가지에 남아 어쩌자고 자꾸만 버텨보는 것인가
[ACRANX 아크랑스]
Beethoven_ Symphony No.6 "Pastorale", 2nd m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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