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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느린 달팽이의 사랑”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3. 12. 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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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17일 오늘의 시는 "유하"의 “느린 달팽이의 사랑” 입니다.


느린 달팽이의 사랑 

                       유하

달팽이 기어간다
지나는 새가 전해준
저 숲 너머 그리움을 향해
어디쯤 왔을까, 달팽이 기어간다.

달팽이 몸 크기만한
달팽이의 집
달팽이가 자기만의 방하나 갖고 있는건
평생을 가도, 먼 곳의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리라는 걸
그가 잘 알기 때문

느린 열정
느린 사랑.
달팽이가 자기 몸 크기만한
방 하나 갖고 있는 건
평생을 가도, 멀고먼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는
달팽이의 고독을 그가 잘 알기 때문


[ACRANX 아크랑스]

 

Schubert_ 4 Impromptus, Op. 142, D. 935 - No. 2 in A-Flat Major. Allegretto

http://www.youtube.com/watch?v=J7BEn3uo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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