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17일 오늘의 시는 "고은"의 “나무의 앞” 입니다.
나무의 앞
고 은
보아라 사람의 뒷모습
신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저것이 신의 모습인가
나무 한 그루에도
저렇게 앞과 뒤 있다
반드시 햇빛 때문이 아니라
반드시 남쪽과 북쪽 때문이 아니라
그 앞모습으로 나무를 만나고
그 뒷모습으로 헤어져
나무 한 그루 그리워하노라면
말 한마디 못하는 나무일지라도
사랑한다는 말 들으면
바람에 잎새 더 흔들어대고
내년의 잎새
더욱 눈부시게 푸르러라
그리하여 이 세상의 여름 다하여
아무도 당해낼 수 없는 단풍
사람과 사람 사이
어떤 절교로도
아무도 끊어버릴 수 없는 단풍
거기 있어라
[ACRANX 아크랑스]
Mozart_ violin concerto no 4 2nd 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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