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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꽃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7. 10. 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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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꽃 


                                   권달웅


꽉 막힌 추석 귀향길이었다

참아온 뒤를 보지 못해

다급해진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골 외진 숲 속에 뛰어들었다

벌건 엉덩이를 까내리자

숲 속에 숨었던 청개구리가 뛰어 올랐다

향기로운 풀내음 속에서

다급한 근심거리를 풀기 위해

혼자 안간힘 쓰는 소리를 듣고

풀벌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조용해, 저기 사람이 왔어

 

살다보면 삼라만상의 복잡한 일 중

더러운 일 한두 가지가 아닌데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처럼

참으로 어려운 건 똥 참는 일이다

참으로 시원한 건 똥 싸는 일이다

숲 속의 노란 애기똥풀꽃이 웃었다

[ACRANX 아크랑스]


Mree_ On Your Own

https://www.youtube.com/watch?v=cXRvX0Xv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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