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詩)
오늘의 시 "김수영"의 “꽃잎 1” 입니다
hitouch
2022. 8. 9. 00:10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8월9일 오늘의 시는 "김수영"의 “꽃잎 1” 입니다.
꽃잎 1
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은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ACRANX 아크랑스]
Field_ Piano Concerto No. 2 in A-Flat Major, H. 31: V. Poco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rDTifzWs82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