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詩)
오늘의 시 “1월이라는 섬” 입니다
hitouch
2025. 1. 18. 19:03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월20일 오늘의 시는 "김종제"의 “1월이라는 섬” 입니다.
1월이라는 섬
김종제
그 섬은 늘 우기雨期이거나
만년설이었으므로
그 섬에 들어간 사람은
행방불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섬의 살갗은
무슨 고대의 짐승처럼
늘 축축하게 젖은 비늘로 덮여있다고
소문만 무성했는데
처음부터 그 섬으로 가는 길이
애초에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매번 붉은 해가 떠오르는 곳이
틀림없이 그 섬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로
바닷가는 자주 얼어붙었다
섬이란 어쩌면
짙은 안개 같은 것이라고
한 치 앞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얼음의 바다를 건너간 사람들이
뭍으로 돌아온 것을 본 적이었으므로
섬이 되어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섬은 늘
무엇이든 다 집어삼킬 듯
원초적인 눈빛이었다
[ACRANX 아크랑스]
Scriabin_ Étude in C-Sharp Minor, Op. 2 No. 1
http://www.youtube.com/watch?v=MSyYh_PEs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