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詩)
오늘의 시 “흔들리는 것들” 입니다
hitouch
2024. 11. 4. 00:10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4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흔들리는 것들” 입니다.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ACRANX 아크랑스]
Uladzimir Mironchyk_ Br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