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詩)
오늘의 시 “틈에 대하여” 입니다
hitouch
2025. 4. 10. 00:10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0일 오늘의 시는 "고영민"의 “틈에 대하여” 입니다.

틈에 대하여
고영민
책장의 책을 빼내 읽고
제자리에 다시 꽂으려고 하니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다
빽빽한 책 사이,
있던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한 쪽 모서리를 걸치고
열심히 디밀어도 제자리를 못찿는다
한 권의 틈을 주지 않는다
옆의 책을 조금 빼내
함께 밀어 보니
가까스로 들어간다
내가 네 안에 반듯이 앉도록
조금만 그렇게 미궁을 들썩여다오
없던 틈으로 당겨져
내가 들어간다

[ACRANX 아크랑스]
Tchaikovsky_ Violin concerto op. 35. II. Canzonetta: Andante